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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映畵界 總觀

 

□ 한국영화계 흐름

1993년의 한국 영화계는 지난 88년 미국 직배영화 상륙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외국영화의 국내시장 공세로 숫적인 침체를 면치 못했다.

구체적으로 외국영화 수입 편수를 살펴보면 88년 175편, 90년 2769편, 92년 319편이 93년은 347편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직배영화의 93년 시장점유율은 서울개봉에서 47.3%, 부산개봉에서 40.9%, 대구개봉에서 45.5%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60년대 말 제작편수가 200편을 웃돌았던 한국영화는 92년, 95편, 93년에는 불과 63편이 제작되는데 그쳤다. 80년대 중반만 해도 전체 영화시장의 40%에 이르렀던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91년에 21.5%, 92년에 18.5%, 93년에는 15%로 크게 떨어졌다.

국내 영화시장에서의 한국영화 위축은 영화제작사들의 한국영화 제작 의욕상실에 있다. 영화사들의 제작 의욕상실은 한국영화 제작의 양적인 빈곤을 가져온데다 관객의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작품도 적었다.

그러나 한국영화가 실망할 단계는 아니다. 93년 한국영화계의 저류를 살펴보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활발하게 자구책을 모색한 한 해였다.

지난해인 92년은 `영화의 해`였지만 아무런 유산도 상속받지 못한 채 이어진 93년의 한국영화는 악조건 속에도 한국영화의 생존을 위한 방향을 처절하게 모색한 해였다. 그것은 바로 한국영화『서편제』바람이었다. 93년 한국영화계는 『서편제』바람이었다. 『서편제』는 영화계 뿐만 아니라 예술계 전체, 나아가서는 사회적인 신드롬으로 확산되어 사회문화에 지극한 영향을 미쳤다.

또한 『서편제』바람은 잊혀졌던 우리가락을 희생시켰으며, 우리 것을 되찾자는 문화운동을 태동시켰다. 문화의 신토불이가 영화 『서편제』에 의해 점화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편제』는 그동안 20대에 한정했던 한국영화 관객층을 30~40대까지 확산시켰으며, 극장을 떠났던 주부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끌어들인 혁혁한 공적을 쌓았다.

347대 63이란 절대적인 수치의 약세속에서도 한국영화는 국제화 시대의 한국영화 나아갈 길을 모색했고, 생존을 위해 스크린 쿼터 축소에 영화인들이 결사적인 반대를 하기도 했다.

93년의 영화계는 적자생존의 법칙이 가혹하게 지배하는 영화시장에서 한국영화의 생존법칙을 탐구한 해였다. 불꽃이 꺼질 듯 하면서도 꺼지지 않고 다시 불길을 되살리는 한국영화의 끈질긴 생명력을 키웠다는 점에서 93년 한국영화계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93년 한국영화계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국내에서 우리 고유의 가락을 담아낸 『서편제』가 관객 1백만명 돌파라는 한국영화의 신기원을 수립하면서 문화계 전반에 『서편제』신드롬을 확산시켰다.

둘째 활발한 해외진출로 한국영화의 이미지를 세계에 심는데 큰 성과를 올렸다. 제8회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이덕화가 『살어리랏다』로 남우주연상을 획득했으며, 제1회 상해영화제에서 『서편제』의 임권택 감독과 오정해가 각각 최우수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해외영화제 수상 외에도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 85편을 상영한 파리의 퐁피두 영화제는 유럽권에 우리영화를 알리는 획기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셋째 박광수, 강우석 등 인정받고 있는 젊은 감독들이 독립프로덕션을 창립하여 제작 자본에 구애받지 않은 자유제작 풍토를 조상한 것이다. 이들 2명의 감독이 독립프로덕션을 창립, 자신들이 제작하고 감독하여 흥행에 성공한 것은 한국 영화계도 영화 작가 제작시대의 포문이 열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넷째 영화 관객층의 확산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서편제』이후 한동안 극장을 떠났던 주부들이 극장을 다시 찾게 되었다. 주부관객들의 귀소현상은 한국영화 제작의 새로운 활력소일 뿐만 아니라 20대 영화만이 판치던 한국영화의 제작방향에 새로운 물꼬가 터진 셈이다.

다섯째 외국영화 관객이 액션물이나 미스터리 에로물에서 페미니즘 영화나 정치영화에도 개안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외국영화는 실베스터 스텔론이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주연의 근육질 액션물이나 『원초적 본능』같은 미스터리 에로물이 흥행의 주류를 이뤘으나 93년에는 정치영화나 페미니즘 영화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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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등 페미니즘 영화는 예상외로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말콤X』, 『계엄령』, 『호파』, 『사라피나』등 정치 소재영화는 적극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흥행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여섯째 홍콩영화의 흥행부진이 두드러졌다. 92년에는 홍콩영화가 흥행을 석권했는데 93년에는 수입업자들의 과다경쟁과 알맹이 없는 속편 수입 붐으로 관객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일곱째 당국이 한국영화의 제작지원에 나섰다. 문화체육부와 영화진흥공사는 실명제 실시 이후 충무로의 영화 제작이 전반적인 중단사태를 빛자 작품당 1억원씩 총액10억원의 제작지원금을 들고 영화계 긴급 수혈작전에 나섰다. 작품선정을 둘러싸고 잡음은 일었지만 한국영화 제작에 도움이 될 것이다.

93년의 한국 영화계는 빈사상태에서 도 좌절하지 않고 우리 고유의 정서로 정면 도전, 한국영화의 진로를 모색한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 한국영화 제작

93년의 한국영화 제작 편수는 63편, 92년의 95편에서 또 30%가량 제작편수가 줄었다.

외국영화의 수입개방으로 한국영화의 제작 편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렇게 감속 속도가 빠를 줄은 몰랐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연간 146일 한국영화 의무상영이란 스크린 쿼터제는 무엇으로 버틸지 걱정스럽다.

그러나 제작편수가 많다고 해서 한국영화가 발전했다는 등식은 성립될 수 없다. 어차피 외국영화와 생존대결을 위해서는 한국영화는 `양`보다 `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영화의 질, 작품의 완성도다. 한국영화 제작에 서 기획이 중요시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93년은 기대를 걸었다. 더욱이 영화기획과 제작에 고등교육을 받은 신세대들이 참여했고 그들의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했었다.

93년 한국영화의 제작을 논하면서 『서편제』를 빼놓을수 없다. 『서편제』의 성공은 `영화 내적인 요소`보다 `영화 외적인 바람`이었다고 분석하는 영화인들도 있지만 이 영화의 성공을 계기로 제작자의 역할과 감독의 이미지가 영화성공에 얼마나 결정적인가를 새삼 일깨워 주었다.

기업적인 위기감이 그 어느해 보다도 고조된 가운데 출발한 93년의 한국영화 제작은 그래도 『서편제』라는 옥동자를 출산해 체면을 건진 셈이다.

『서편제』의 기획은 92년부터 한국영화 제작계를 지배해온 러브코미디류의 신세대 겨냥 차원에서 보면 파격적이고 모험적이다. 결과론적이지만 위기 상황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을 잡고 도전한 것이었다.

어느 산업사회에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있듯이 한국영화 제작계에도 두 가지 방향이 공존하고 있었다.

우리 고유 정서의 창출과 정통성의 계승은 하드웨어이고, 변화의 접목으로 인한 새로운 감성추구는 소프트웨어에 해당된다. 전자는 『서편제』같은 영화가 해당되고 후자는 러브코미디가 해당된다.

올해의 승패는 『서편제』의 독주로 하드웨어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지만 기대의 여백은 소프트웨어에 남아있다.

93년도에 소프트웨어가 제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던 것은 여기에 소속된 기대치 신인감독들이 흥행을 떠나서 영화 본질에서 성장 궤적을 그려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만한 신인감독으로 데뷔한 기대주들이 후속 작품으로 성장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다.

따라서 93년 한국영화 제작에 성공한 사람은 영화계가 기대를 모았던 신세대 그룹이 아니라 경험을 바탕으로한 노련한 제작가와 감독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93년 한국영화 제작의 특색을 살펴보면, 첫째 소재의 다양성을 시도했다.

우리 고유의 정서인 판소리를 영화화한 『서편제』,역사물 『살어리랏다』관념론적인 구도의 길을 영상의 현실로 풀어본 『화엄경』,어린이 영화의 자주성을 모색한 『참견은 노,사랑은 오 예』,통속적이지만 획일적인 주제에서 벗어난 멜로드라마, 색채에 의한 새로운 영상조형미를 보여준 『그대안의 블루』등 소재가 다양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이른바 신세대 영화가 주류를 이뤘지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여자 그남자』, 『가슴달린 남자』, 『백한번째 프로포즈』, 『사랑하고 싶은 여자 결혼하고 싶은여자』등등 신세대를 겨냥한 영화들이 제작 주류를 이뤘고 그중에는 흥행에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었지만 영화적으로는 선뜻 성공했다고 수긍하기엔 주춤거린다.

좋게 표현해서 신세대 영화이지 영화내용으로는 러브코미디이다. 영화가 무겁고 진지하다고 해서 꼭 좋은 영화는 아니다. 러브코미디도 영화의 장르중 하나이고, 92년에 이미 성공했고 이 붐은 93년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93년의 러브코미디는 92년에 생산된 작품보다 진일보한 것이어야 하며 관객에게 다른 새로움을 보여 줄 의무가 있다. 그러나 93년에 양산된 러브코미디는 92년 작품보다는 진전되기는커녕 퇴보로 생각하는 영화인이 많다.

이현승 감독의 『그대안의 블루』는 평자간에 논쟁이 일어날만큼 작품평가가 상반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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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평가에 앞서 이 영화는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색채의 조형미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색채감각은 영화의 충분조건이지만 절대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색체가 영화의 본질보다 앞선다. 이 영화의 과잉 색채감각은 주인공의 개성을 무력화시키고 강렬한 색조가 영화의 흐름을 차단했다. 규격화된 색깔의 구조속에 영화의 본질이 갇히게 될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점은 구상화 실력이 없는 화가가 그린 화려한 빛깔의 추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신인감독의 실험성의 평가해야 되겠지만 결코 한국영화가 나아갈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여자 그남자』는 『결혼이야기』로 화려한 데뷔를 한 김의석 감독의 두번째 영화이다. 일과 사랑 두 가지를 다 갖고 싶어하는 신세대 여성과 남자주인공은 처음엔 일을 선택하지만 결국 사랑으로 귀결된다. 이 영화는 일을 버리고 사랑을 선택하는데 당위성이 없고 맹목적이다.

신승수 감독의 『가슴달린 남자』는 기획은 특별했지만 결과는 상업주의 페미니즘의 부정적인 측면만 보여주었다. 남성중심 사회에 도전하기 위해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뀌지만 웃음거리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백한번째 프로포즈』는 작품의 완성도도 엉성했지만 이런 류의 영화에서 가장 신경써야 할 사실감이 없다.

이렇듯 93년 영화계나 관객이 기대했던 신세대 영화는 형식의 진부함만 드러내 놓고 말았다.

셋째 『서편제』바름은 기적을 낳았다. 국내 영화사상 처음으로 개봉관에서 1백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전국적으로 2백20만명의 관객을 안았다. 한국영화 70년 사상 최고의 관객동원 기록이다.

위로는 대통령에서 1년에 극장 한번 갈까말까한 안방의 할머니까지 볼 만큼 『서편제』는 93년 영화계를 강타했다.

이 영화의 흥행성공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영화적 접근보다는 영화 외적 분석이 필요하리라 본다. 영화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적 신드롬으로 확산된 『서편제』바람을 홍보공학으로 성공시킨 제작자의 역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넷째 중견감독의 부진이다. 이장호 감독은 침묵을 지키고 있고 박철수 감독은 그런대로 작품은 인정을 받으면서도 관객들에게는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가슴 아픈 것은 김호선 감독의 『아담이 눈뜰 때』, 장길수 감독의 『웨스턴 에비뉴』,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이 흥행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작품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들 3인의 감독들은 나름대로 영화계에 자신들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어 기대를 걸었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같다. 세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공통으로 느낀 점은 감독들의 자신감이 넘쳐 독선에 빠지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장길수 감독의 『웨스턴 이비뉴』는 한 영화에 두 개의 주제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강수연의 탈선(?)에 너무 무게를 실었다. 김호선 감독의 『아담이 눈뜰 때』는 김감독의 사고나 감각이 영화에 등장하는 세대의 감각과 차이가 컸고,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을 감상하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는 이 영화의 주제를 성공적으로 영상화하지 못했음을 뜻한다. 93년은 임권택 감독 한 사람을 제외하고 중견감독들이 부진한 한해였다.

93년의 한국영화 제작을 언급하면서 12월 막바지에서 선을 보인 두 편의 독립프로덕션 영화, 박광수 감독의 『그섬에 가고싶다』와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를 지나칠 수 는 없다. 특히 강우석 감독의 『투 캅스』는 『서편제』에 이어 흥행돌풍을 일으킨 한국영화로 그 의미가 대단하다고 본다. 그러나 『투 캅스』는 개봉후 프랑스영화 『마이 뉴파트너』의 표절시비에 올랐다.

이 두편의 영화는 94년도 연감에서 언급하는게 바람직할 것 같다.

□ 외국영화 수입

해를 거듭할수록 흥행시장에서의 외국영화 주도가 그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우선 양적인 면에서 외국영화가 한국영화를 압도하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93년 한국영화 제작 편수가 63편인데 비해 수입된 외국영화는 347편이다. 설상가상으로 직배영화의 시장 점유율을 보면 서울개봉에서 47.3%, 부산개봉에서 40.9%, 대구개봉에서 45.5%를 보이고 있다.

외국영화의 시장점유율 확대로 국산영화의 시장점유률은 해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실정이다. 80년대 중반만 해도 전체 영화시장의 40%에 이르렀던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91년에 21.5%, 92년에 18.5%, 93년에 15%로 크게 떨어져 한국영화는 생존마저 위협받게 되었다.

이 같은 외국영화의 수입홍수는 왜 일어날까. 직배수입의 문호를 연 탓도 있겠지만 문제의 핵심은 한국 영화계 내부에 있다. 영화제작과 외화수입을 동시에 하는 영화사들이 외화수입에만 열중할 뿐 한국영화 제작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136개 영화사중 20여개 영화사는 한국영화 제작을 한 편도 하지않고 오로지 외화수입에만 전념하고 있다. 어떤 영화사는 무려 20편의 외화를 수입하기도 했다. 자본이 없어 영화제작을 하 수 없다는 영화사들이 외화수입에는 어디서 자본이 나왔는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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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도 한국영화 『서편제』한 편을 제외하고는 외국영화 일색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영화가 극장을 지배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쥬라기 공원』, 『클리프 행어』, 『보디가드』, 『알라딘』등 미국영화가 극장가 흥행을 주도했다. 한국 관객들은 스티븐 스필버그, 실베스타 스텔론, 휘트니 휴스턴 등 스타와 월트 디즈니 같은 유명상표에는 손을 들었다.

한국 개봉전부터 외신을 통해 들어온 공룡 화제를 미끼로 던진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은 여름방학 시즌 전에 개봉하여 다른 영화보다 한발 앞서 여름대목에서 선수를 쳤다. 『쥬라기 공원』은 세계적으로 개봉과 동시에 폭발적 인기를 끌었는데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영화는 방학이 시작되면서 물고기가 장마를 만난듯 공룡이 그려진 극장선전판 아래는 밀려든 학생관객들로 연일 장사진을 이뤘다. 『쥬라기 공원』이 탄생시킨 스타 공룡선풍과 함께 이 영화는 긴 여름을 더욱 길게 했다.

근육질 배우 실베스타 스탤론의 산악 액션을 내세운 『클리프 행어』도『쥬라기 공원』과 쌍벽을 이룰만큼 빅 히트를 쳤다. 미국에서는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전해졌는데, 한국극장에서는 대성공이었다.

한국 관객들은 영화를 본 후 극장문을 나서면 아무런 기억도 남지 않은 근육질 미국 액션 남배우 주연 영화에 왜 그렇게 열광하는 것일까. 여자 관객이 선호하는지, 아니면 남자 관객이 선호하는지 통계조사를 해봤으면 좋겠다. 아니면 한국 관객들이 사회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일까. 어쨌든 실베스타 스탤론이나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 주연의 액션영화가 한국 영화시장에서 손해본 것을 기억할 수가 없다.

신경질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성격의 흑인 여가수에게 완벽한 프로정신으로 안전을 보장하는 현대식 기사 보디가드의 영웅담을 그린 『보디가드』는 작품의 완성도가 낮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했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도 흥행 랭킹 10위 안에 들었다.

경호원을 소재로한 영화로는 대통령을 지키는 늙은 경호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사선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아라비아 동화속에 등장한 알라딘과 그의 충실한 마법사 지니를 등장시킨『알라딘』은 배우들의 연기가 아닌 만화만으로도 흥행에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흥행에 성공한 외국영화는 모두 미국의 오락영화다. 한국의 영화시장이 이미 미국영화에 잠식당했음을 새삼 느낄 수 있다.

미국측 통계에 의하면 미국영화 수출시장으로 일본, 인도,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한국이 10위로 마크되고 있다. 통계로 보더라도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영화수출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주요 지배영화사들이 배급한 영화는 UIP사가 13편, 20세기 폭스 9편, 월트 디즈니 10편 등으로 흥행 선두그룹을 이루고 있는 영화들은 대부분 직배사들이 배급한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미국영화의 약진에 비해 그동안 기세등등했던 홍콩영화는 두드러지게 퇴조현상을 가져왔다.

장사가 될만한 영화는 직배로 들어오기 때문에 국내 영화사들은 자연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홍콩영화 수입에 쏠리게 된다. 그러나 전년도에 홍콩영화가 한국영화 시장에서 재미를 봤다고 해서 국내업자끼리 과당경쟁이 붙었을 뿐만 아니라 마구잡이로 수입, 관객들은 쉽게 식상하고 외면했다.

수입된 홍콩영화의 대부분이 검객물인데, 소재가 황당무계한데다 속편들이 쏟아져 들어와 관객들의 새로운 호기심을 촉발하지 못했다.

외국영화의 수입 편수가 늘어남에 따라 단순한 재미만을 떠나 작가정신을 추구한 영화나 실험성 영화, 그리고 전위영화에 이르기까지 장르가 다양해졌다.

소극장에서 개봉, 흥행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관객동원에 성공한『피아노』를 비롯『집시의 시간』, 『베를린 천사의 시』, 『아름다운 이야기』, 『야곱의 사다리』, 『플레이어』, 『하워즈 엔드』, 『크라잉 게임』, 『말콤X』, 『싸베지 나이트』, 『계엄령』, 『용서받지 못한 자』등은 영화적 관심을 가질만한 작품들이다.

홍콩영화의 퇴조와는 대조적으로 중국영화는 새로운 시각에서 한국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중국영화는 예술성과는 거리가 먼 홍콩영화와는 달리 인생이 그려져 있고 탐미주의적이긴 한데 한국관객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 같다.

『홍들』, 『패왕벌희』『결혼피로연』등은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영화들이었다. 장예모, 첸카이거 감독들의 이름이 이제 한국 극장가에서도 낯설지가 않다.

올해 눈길을 끌었던 사건 중의 하나는 `『데미지』의 수입논쟁` 이다. 루이 말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작품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부자간의 애정관계가 우리의 윤리적 가치관에서 크게 벗어난다는 이유 때문에 수입허가 여부로 논쟁이 일었다.

수입을 추진했던 영화사는 여론의 향방에 관심을 기울였고 이 영화를 연출했던 루이 말 감독이 직접 내한해 기자회견을 비롯 공윤 관계자 등 각계 인사들을 만나며 `심외통과`를 호소했으나 결과는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데미지』수입허가 여부 문제는 한 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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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의 관심거리로 떠오르면서 사회적 환경변화와 윤리적 심의기준의 적정 수준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열띤 논쟁을 불러왔다.

결국 불가판정이 났지만 그 같은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어떤 외압의 작용에서가 아니라 공윤 심의위원회 자체 내의 민주적 결정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결과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 영화흥행

<93년 한국영화 서울개봉관 흥행베스트10>

 

순위 제목 영화사 극장 관객동원수

1 서편제 태흥단성사 외 104만명

2그여자 그남자 익영피카디리 외 21만8천명

3그대안의 블루세경피카디리 외15만3천명

4가슴달린 남자현진서울 외12만8천명

5투 캅스강우석PD피카디리 외9만1천명

6백한번째 프로포즈신씨네중앙 외8만3천명

7사랑하고 싶은 여자합동서울 외7만명

결혼하고 싶은 여자

8화엄경태흥대한6만5천

9살어리랏다삼육대한 외4만명

10아담이 눈뜰 때화진피카디리 외3만1천명

 

<93년 외국영화 서울개봉관 흥행베스트10>

 

순위제목영화사극장관객동원수

1클리프행어동아수출 허리우드 등112만명

2쥬라기공원UIP 중앙 등106만명

3보디가드워너브러더스 서울 등75만명

4알라딘월트디즈니 서울 등65만명

5나홀로 집에 220C 서울 등55만명

6도망자워너브라더스 서울 등48만명

7피아노삼호필림 그랑프리 등46만명

8데몰리션 맨워너브러더스 서울 등32만명

9라스트 모히칸우진필림 국도 등31만명

10씨스터액트월트디즈니 서울 등30만명

 

한마디로 93년 영화 흥행계는 『서편제』의 해였다. 한국영화가 서울 개봉에서만 1백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는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적이다. 『서편제』의 서울개봉관 관객동원 1백만명 돌파는 우리 영화사에 신화로 남을 것이다.

93년 서울개봉관에서 한국영화 『서편제』보다 관객을 더 동원한 외국영화 2편『쥬라기공원』,『클리프행어』가 있지만, 영화 외적으로 사회에 미친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93년의 영화 흥행계는 온통 『서편제』바람이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종상의 후광을 안고 93년4월 단성사에서 개봉한 『서편제』는 개봉 벽두에는 관객이 몰리지 않았다. 전회 매진도 없었고 잘들면 7~8만명 정도를 제작사는 예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서편제』는 상영 2주를 지나면서 관객이 몰리기 시작,`우리것을 찾자`는 자각의 시의성(時宜性)을 타고 걷잡을 수 없는 바람을 탔다. 이 바람은 『서편제』관계자들의 청와대 방문과 김수환 추기경,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 등 초특급 명사들의 관람으로 이어져 사회적 신드롬으로까지 확산되었다.

영화 『서편제』가 흥행기적을 이룬 것은 이 영화의 관심이 영화계 뿐만 아니라 문화계 언론계를 거쳐 일반사회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일간신문의 영화지면이 아닌 명사들의 칼럼에까지 『서편제』가 등장하여 온 국민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서편제』의 흥행성공은 영화 자체의 품격유지도 있지만, 홍보전력의 성공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영화의 흥행성공은 영화 외적인 요소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좋은 본보기를 『서편제』가 보여준 셈이다.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이 내가 영화를 잘 만들어서 『서편제』 가 성공한 것이 아니라 주위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도와준 덕분이다고 말한 것은 시사한 바가 크다. 임권택 감독은 성공의 극점에 서 있으면서도 `겸손과 자만의 미덕`을 연출할 줄 안다.

93년 우리영화 흥행은 『서편제』를 제외하고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다. 1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는 4편에 불과하다. 외국영화 흥행과 비교하면 너무 차이가 난다.

93년 `외국영화 흥행 베스트10`에서 10위가 32만명의 관객을 동원한데 비해 `한국영화 흥행 베스트10`의10위는 고작2만4천명밖에 동원하지 못했다.

서울개봉관에서 1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 4편 가운데 본격영화인 『서편제』를 제외한 나머지 3편인 『그여자 그남자』, 『가슴달린 남자』, 『백한번째 프로포즈』는 멜로물이다.

러브코미디 취향의 멜로물은 92년 한국영화 제작의 주류를 형성했는데, 93년까지 이어진 셈이다. 해가 바뀌면 영화기획도 방향전환이 필요한데 우리 영화계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든다. 관객은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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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요구하는데 영화는 새로운 것을 보여주지 못하면 외면받게 마련이다.93년에 『서편제』 돌풍이 없었다면 한국영화의 흥행결산은 얼마나 허망했겠는가.

2위의 『그여자 그남자』는 『결혼이야기』로 화려하게 데뷔한 김의석 감독의 두번째 작품, 월드스타로 불리운 강수연과 요즘 한창 잘 나가는 배우로 꼽히는 이경영이 주연한 영화로 대사가 재미있다는 관객들의 반응을 얻었다.

3위의 『가슴달린 남자』는 기획의 특출로 15만명이란 관객을 동원했는데 박선영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탤런트를 주연으로 과감히 캐스팅해 성공한 영화다. 영화의 내용보다도 화제성으로 관심을 끈 이 영화는 서울보다 지방도시에서 흥행의 성공을 거두었다는 후문이다.

4위의 『백한번째 프로포즈』는 문성근과 김희애가 주연한 영화로 촬영전부터 홍보전략으로 관심을 끌었다.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과 김호선 감독의『아담이 눈뜰 때』는 기대에 못미치는 흥행성적을 거둬 아쉬움을 남긴다. 능력을 인정받는 감독이라도 감독이 도그마에 빠질 때 관객은 냉정하다는 예를 보여줬다.

`재미`를 앞세운 외국영화의 인해전술 앞에서 한국영화는 두 손을 들 수 밖에 없는 것일까. 93년에도 우리나라의 영화흥행은 숫자로는 외국영화가 압도한 해였다.

외국영화 흥행 베스트 10을 보면▲1백만명 이상 동원 3편 ▲80만명 이상 1편 ▲40만명 이상 1편 ▲30만명 이상 3편으로 한국영화 흥행성적과는 비교되지 않을만큼 높은 관객동원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영화 흥행베스트 10중 작품성이 높은 작품을 꼽자면『씨티오브 조이』, 『피아노』2개뿐이다. 나머지 영화는 대부분 재미만을 추구한 것으로 한국관객들의 취향을 마약처럼 사로잡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든다.

물론 영화에서 `재미`는 기본요소다. 재미를 떠나서 영화는 성립할 수 없다. 그러나 재미에도 품격은 있어야 한다.

1위의 『쥬라기 공원』은 세계적인 흥행열기에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영화는 본국인 미국에서도 흥행 1위를 기록했고, 프랑스에서는 애국심 논쟁을 일으켰지만 예외없이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스필버그는 `재미 지명도`와 `방학기간`이라는 호조건이 겹쳐 1백 40만명이란 관객을 동원, 한국영화 외국영화 통틀어서 흥행 톱을 차지했다.

2위는 1백25만명을 동원한 『클리프 행어』로, 한 물 간 액션스타 실베스타 스탤론의 재기를 확실하게 보증해준 영화였다. 본고장 미국 흥행에서는 베스트10안에도 끼지 못했지만 한국 상영에서 당당2위를 차지,한국관객들의 배우 지명도에 약한 증세를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또한 『보디가드』,『황비홍2』,『드라큐라』등은 눈요기에 집착하는 한국 관객들의약점을 뚫고 흥행에 성공한

 

□ 한국영화 해외진출

<93년 국제영화 수상내역>

영화제명

제5회 끌레르몽 페랑 국제단편영화제

제6회 싱가폴 국제영화제

제18회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제38회 아 태영화제

제22회 피구에이라다포즈국제영화제

제46회 살레르노 국제영화제

제1회 상해 국제영화제

 

개최기간 개최지

1.29~2.6 프랑스 끌레르몽페랑

4.16~5.1 싱가폴

7.1~12 러시아 모스크바

9.7~10 일본 후쿠오가

 

9.9~19 포르투갈 피구에이라 다포즈

10.6~10 이태리 살레르노

10.7~14 중국 상해

 

수상실적

여술공헌상, 젊은 심사위원단상

 

국제비평가상 FIPRESCI(국제영화비평가연맹)

 

최우수 남우주연상: 이덕화

*포상:제작자(4천만원) 수상자(4천만원)

 

최우수 남우주연상:안성기

남우조연상:최민식 특별상:이명세 감독

 

`HONOUR MENTION`상 수상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임권택 감독

최우수 여우주연상: 오정해

 

 

출품작

『호모 비디오쿠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살어리랏다』

『하얀전쟁』『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첫사랑 』

『결혼이야기』

『한줌의 시간속에서』

『서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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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들이다.

93년에는 외국영화 흥행 10위안에 중국영화가 1편밖에 들지 않은 것도 이채로운 현상이다.

한국영화『서편제』돌풍과, 서울 중심가 개봉관에서 밀려나 변두리 소극장에서 뜻밖의 흥행호조를 보인『피아노』를 보면 94년의 흥행기류를 암시해 준다.

한국영화는 외국영화와 달리 작품성을 내세운 본격영화가 관객들의 호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영화는 여전히 `재미`를 앞세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겠지만『피아노』처럼 의외로 내용면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는 영화가 히트할 수도 있다.

대체로 우리의 영화흥행 시장은 `한국영화=예술` `외국영화+재미 또는 신선한 충격`의 공식이 도출된다.

국내 제작 편수의 위축과 달리 해외진출은 그 어느해보다도 활발했던 해가 93년이었다.

눈에 띄는 성과만 되돌아 보더라도 제 18회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에서 이덕화의 남우주연상 수상, 제1회 상해 영화제에서 임권택과 오정해가 감독상 및 여우주연상을 수 상,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에서 안성기와 최민식이 남우주연상 및 조연상 수상들을 들 수 있다.

특히 모스크바 영화제에서의 이덕화 남우주연상 수상은 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또 임권택은 감독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들 수 있다.

93년은 크고 작은 국제영화제에서의 수상으로 한국영화의 성과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한국영화를 알리는 데도 적극적인 활동을 보였다.

한국영화를 유럽에 알리는 획기적인 계기가 된 것은 93년 10월 19일 개막해 94년 2월21일 막을 내린 `93 퐁피두 한국영화 회고제` 였다. 46년 작품『자유만세』에서부터 93년의『서편제』에 이르기까지 모두 85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는데 지금까지 국내외를 통틀어 최대규모로 평가되고 있다.

85편 가운데 국제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등 10편은 프랑스 유수의 영화배급업체인 레 그랑 필프 크라시크사로부터 수입요청을 받은 부수입까지 올렸다. 크라시크사는 당초 14편을 수입하겠다고 요청했으나 이중 4편은 이미 제작사가 해외판권을 판 것으로 밝혀졌다.

퐁피두영화제의 파장은 유럽대륙으로 퍼졌다. 특히 스위스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영화단체연합`시네리 러브`는 85편 가운데 30편을 선정, 퐁피두 영화제가 끝나는대로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 독일어권 국가에서 순회상영하고 싶다는 요청을 해와 우리 영화관계자들을 고무시켰다.

올해 한국영화가 출품된 국제영화제는 모두 58곳으로 92년의 41곳에 비해 크게 늘었다. 85년 24곳,86년 25곳,87년에는 27곳이었던 것에 비아면 2배가 넘는다. 88년과 89년에는 33곳, 90년 39곳, 91년 40곳이었다.

지역별로는 유럽지역이 26곳으로 가장 많았고, 북미주 16곳, 아시아 13곳, 오세아니아 2곳, 중남미 1곳 순이었다. 아프리카를 제외하고는 한두 편이라도 전세계에 한국 영화를 소개한 셈이다.

국제영화제에 출품된 한국영화가 이제는 참가하는데 의미를 찾는 `들러리`가 아니라 주목을 받는 `스타`도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이는 주요 국제영화제에서 입상한 작품을 또 다른 국제영화제에서 잇달아 우수영화로 초청하거나 비경쟁부문에 출품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종원 감독의『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올 한 해동안 무려 26곳의 영화제에 출품됐다. 92년 제16회 몬트리올영화제에서 각본상과 제작자상을 받은뒤 각종 영화제에서 우수영화 등으로 초청된 탓이다. 동경영화제 최우수작품 감독상을 차지한『하얀전쟁』도 5곳의 영화제에 출품됐다. 93년 10월 상해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서편제』역시 제 13회 하와이 영화제와 제 15회 낭트 영화제 등으로부터 잇달아 출품요청을 받았다.

한국영화를 외국에 소개하고 수출하기 위해서는 해외 경쟁영화제에 부단히 출품해서 입상하여 한국영화의 주가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올해는 그 어느해 보다도 국제영화제에 적극 진출하고 좋은 성과도 올렸지만, 그 영광이 곧바로 수출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 같았다. 한국영화에 대한 인식을 확고하게 해외에 심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유명 국제영화제에 입상해야 되고, 입상을 위해서는 좋은 작품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 국제화 시대에 한국영화가 살 길은 해외로 진출하는 길 밖에 없다. 국내시장만 바라보기에는 생존이 너무 위태롭다.

국내시장은 이미 외국영화가 지배하고 있다. 93년 영화의 국내 영화시장 점유율은 15%에 불과하다. 국내시장 탈환기 급선무이지만 이제는 해외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해를 넘길수록 외국 직배사들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더욱 커질 것이다. 당장 94년부터 프린트 벌수 제한이 풀려 외화의 국내상영이 확대된다. 외국인투자법상 외국인의 국내 영화제작이 가능하게 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UR의 파고 또한 우리 영상업계를 거세게 몰아 부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측에서는 스크린 쿼터의 축소를 들고 나올 것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한국영화가 눈을 세계로 돌리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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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면 자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영화사들은 수출에는 관심이 없는 듯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무엇보다도 한국영화가 수출에 있어 제값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얼마 안되는 값을 받기위해 자막 번역, 관계당구의 수속 등 번거로운 일을 처리하기가 귀찮기 때문이었다. 가만히 앉아 있으니 제값을 어찌 받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제작단계에서부터 해외를 상대로 적극적인 홍보작전을 펴 수입상들이 달려들도록 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문화체육부나 영화진흥공사의 지원책이 강화되어야 하겠다. 정부당국에서도 2천년데 최고의 부가가치 산업인 영상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영상진흥민간협의회를 구성하고 적극적인 지원으로 나섰다.

영화사도 영화진흥공사도 정부 당국도 한국영화의 해외진출을 위한 국제담당부서를 설치하고 적극 활용할 때가 온 것이다.

□ 국내 영화상

◇ 제32회 대종상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두여자 이야기』▲남우주연상=안성기․박중훈 공동수상『투캅스 』▲여우주연상=윤정희『만무방』▲남우조연상=신성일『증발』▲여우조연상=남수정『두 여자 이야기』▲각본상=이정국․유상욱 공동수상『두 여자 이야기』▲조명상=김강일『우리시대의 사랑』▲촬영상=최찬규『두여자 이야기』▲편집상=이경자『만무방』▲음악상=이종구『화엄경』▲미술상=이명수『만무방』▲녹음상=강대성․이재우 공동수상『만무방』▲기획상=임종락․천상용 공동수상『만무방』▲각색상=장선우『화엄경』▲의상상=권유진『그 섬에 가고 샆다』▲심사위원특별상=태흥영화사『화엄경』․대일필름『휘모리』▲특별상=장동휘▲공로상=이태원(태흥영화사 사장)▲신인여우상=김정민『휘모리』․윤유선 『두 여자 이야기』▲신인남우상=김병세『장미의 나날』▲인기남우=안성기․박중훈▲인기여우=최진실․강수연▲특별상=이예호(스틸), 임해림․김경란(연기),안성기․김진문(봉사상)

 

◇ 제 14회 청룡영화상

▲대상=임권택▲작품사『서편제』(태흥영화사)▲남우주연상=김명곤『서편제』▲여우주연상=김혜수『첫사랑』▲남우조연상=안병경『서편제』▲여우조연상=김혜선『참견은 노 사랑은 오 예』▲최대흥행사=『서편제』▲외국영화상=『피아노』▲신인남우상=김명수『비오는 날의 수채화2』▲신인여우상=오정해『서편제』 ▲각본상=이명세『첫사랑』▲인기상=최진실, 강수연, 이경영, 최민수

 

◇ 제4회 춘사예술상 시상식

▲춘사예술인상=최 훈 ▲최우수 작품상= 『서편제』(태흥영화사)▲감독상=임권택『서편제』▲창작각본상=문상훈『에미의 들』▲여우주연상=오정해『서편제』▲남우주연상=이덕화『살어리랏다』▲촬영상=유영길『화엄경』▲조명상=김동호『화엄경』▲우수연기상(여)문미봉『아담이 눈뜰 때 』,(남)김규철『서편제』▲신인감독상=이현승『그대안의 블루』▲심사위원 특별상=『한줌의 시간속에서』, 『에미의 들』▲심사위원특별아역상=오경태『화엄경』

 

◇ 제 13회 영평상

▲작품상=『서편제』▲감독상=임권택『서편제』▲각본상=홍기선․이정선『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남자연기상=김명곤『서편제』▲여자연기상=심혜진『결혼이야기』▲촬영상=정일성『서편제』▲미술상=조융삼『첫사랑』▲음악상=김수철『서편제』▲신인감독상=홍기선『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신인연기상=오정해『서편제』▲특별상=도동환(대동홍업 대표),김희갑

 

□`93년 영화계 일지

▲2월16일=제17회 황금촬영상시상식. 『그대안의 블루』의 정광석 촬영감독이 금상 수상

▲3월22일=제 29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3월31일=한국영상자료원`영화로 보는 한국사`감

 

49쪽

 

상회 마련.50~80년대 대표적 사극물 상영.

▲4월14일=영화감독 이정호씨 영화진흥공사 진흥이사 취임.

▲4월21일=제 31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

▲4월25일=단편영화『비명도시』제1회 고배영화제 경쟁부문 본선 진출.

▲5월26일=이명세 감독의 『첫사랑』이탈리아 지오반니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본선진출.

▲5월28일=영화감독 정진우씨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 수상.

▲6월2일=이민섭 문화체육부장관 영화업을 준제조업으로 분류 발표.

▲6월4일=제 13회 영평상 시상식.

▲6월9일=원로배우 김희갑씨 노환으로 71세에 결세.

▲6월14일=한국 영상자료원과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 공동 주최로 뉴이탈리안 시네마 선두주자 푸피 아바티 감독 주간.

▲6월23일=`93 우리영화 진흥을 위한 대토론회`영진공 ․ 영협 ․ 제협 ․ 극장연이 공동 주최.

▲6월29일=영화진흥공사 93 상반기 좋은 영화 5편 선정.선정작은 『그대안의 블루』, 『살어리랏다』, 『첫사랑』, 『서편제』, 『웨스턴 에비뉴』

▲7월5일=제 3회 신영청소년영상예술제에서 최우수상『허리병』(백운학),우수상『굿바이 서울신파』(전윤수), 『초록별을 지켜라』(정정훈)가 수상.

▲7월21일=이덕화 제18회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남우주연상 수상.

▲8월10일=영화진흥공사 93년도 상반기 시나리오 공모 당선작 발표.당선작은 『얼음 물고기』(권수희).가작으로는 『엄마와 별과 말미잘』(권재우), 『전쟁신의 선물』(오일환), 『어둠의 아침』(정은주)이 입선

▲8월25일=나운규․윤봉춘 선생 독립유공자로 서훈.

▲9월5일=한국영상자료원과 프랑스 대사관 공동으로 로장쥬영화제 개최.

▲9월15일=대전엑스포 93 국제영화제 개최.한국극영화로는『서편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두편 참가.

▲9월17일=영화진흥공사 극영화 제작 사전 특별지원작 10편 선정.

▲9월20일=제38회아 ․ 태 영화제에서 안성기 남우주연상,최민식 남우조연상, 『첫사랑』특별상 수상.

▲9월29일=제 10회 금관상영화제에서 『파라독스의 하루』(전창희․박주영)가 청소년 영화부문 최우수 작품상 수상.

▲10월19일=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한국영화 회고제`시작

▲10월27일=제1회상해국제영화제에서 『서편제』의 임권택 감독이 감독상. 오정해가 여우주연상 수상.

▲10월30일=문화체육부 93년도 국산영화의무상영일수 146일에서 106일로 축소.

▲11월5일=정일성 촬영감독 제 25회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수상.영화배우 남궁원씨 서울시 문화상 수상.

▲11월12일=서울종합촬영소 개관잔치 개최.종합촬영소 1호영화는『투 캅스』.

▲11월19일=93년 하반기 시나리오 공모 당선작 발표.당선작은 『나 살고 싶다』(김숙향),가작으로는『시나브로』(이재수), 『상실시대』(양진성), 『피곤한 하루의 나머지 시간』(조명우)가 입선.

▲11월29일=장영오씨 영화진흥공사 감사로 취임.

▲11월30일=영상산업진흥법 제정을 위한제 1차 토론회.

▲12월1일=12월 문화인물 윤백남 기념행사로 학술강연회.우리영화 초창기 사진전 개최.

▲12월14일=한국영화진흥공사 영상아카데미 신축기공.

▲12월16일=청룡영화상 시상식.

▲12월21일=영상산업진흥법 제정을 위한 제2차 토론회.

▲12월24일=춘사예술상 시상식

 

□ 맺는말

93년의 한국영화계는 우리영화 제작 편수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위기의식의 팽배 속에도 『서편제』, 『투캅스』의 흥행홈런으로 열심히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관객들은 한국영화를 버리지 않았다. 다만 볼거리가 없어 외면했을 뿐이다. 한국영화의 신토불이는 구호나 읍소작전으로 되는게 아니다.작품의 질로 승부해야 한다.

올해는 스크린 쿼터제를 놓고 영화인협회와 극장연합회간의 공방전이 치열했다. 양쪽 주장 모두 일리는 있지만 문제는 영화계의 에너지를 이러한 소모전에나 낭비할게 아니라 좋은 영화를 만드는데 쏟아야 할 것이다.

국제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다.경쟁력은 상품의질이 높혀주는 것이다. 한국영화가 1년에 3백편이 넘게 홍수처럼 밀려오는 외국영화와 대등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영화의 질(완성도)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외국영화의 수입개방으로 한국영화의 설 자리가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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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져 93년에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이 15%밖에 안되는 극한상황에 몰리고 있지만, 한국영화의 질은 향상되었으며 좋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자각이 싹튼 것은 큰 수확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영화제작 보다는 외국영화 수입에만 열중했던 우리 영화업자들이 한국영화를 만들어야 하겠다는 자각과 함께 영화제작 열기에 휩싸인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아직은 출발이지만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시장의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올해는 해외진출에 있어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한 해였다.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이덕화가 남우주연상을, 제1회 상해 국제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이 감독상을, 오정해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올해는 한국영화가 49개 국제영화제에서 102편이나 출품되었다. 국제영화제 뿐만 아니라 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열린 `한국영화 회고제`는 유럽에 한국영화를 전파하는데 큰 몫을 했다.

한국영화가 세계로 향한 눈을 뜬 것이다. 우리 영화계는 그동안 외화에 침식당했던 국내 영화시장을 탈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영화를 가지고 해외에 나가야 하는 작업에 새로운 정열을 쏟아야 한다.

다가오는 세기에는 공산품보다 영상상품의 부가가치가 더 높을 것이다. 영상은 우리의 생활의 일부분일 뿐만 아니라 돈을 버는 상품으로서도 인기품목이다.

정부도 올해부터는 영상산업 진흥을 위해 적극 나섰으므로 우리 영화계도 새로운 각오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뒤늦게 흥행에 성공한 영화 한편이 표절시비에 휘말려 우리영화계에 오점을 남겼지만, 국제화 시대에 지적소유권에도 신경 쓸 일이다.한국영화계는 직엽적인 소모전을 지양하고 이제는 영화계 단체나 영화인들이 힘을 합쳐 좋은 한국영화를 만드는데 힘을 결집시켜야 할 때다.

김 화(경향신문 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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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 놔~~~ [1]   kongbaek 2007.02.06 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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