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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반독점법 위반 판결이 국내 IT업계에 미치는 영향

 

 

마이크로소프트사(이하 MS)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 사건으로 우리 IT 업계의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다. MS의 영향력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서글픈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1998년 10월에 반독점법 위반으로 MS가 연방 지방법원에 제소되면서 시작된 이번 사건은 미국의 정부와 기업 사이에 벌어진 하나의 사건에 불과하다. 이 사건을 두고 세계의 여론은 마치 자기 나라의 일인 것처럼 심각하게 논쟁에 휩싸인 것이다.

세계의 여론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MS의 영향력이 강한 나라들을 두고 말하는 것이 분명하겠다. 지난 4월 3일에 내려진 판결은 MS가 반독점 혐의가 있다는 것이지만, 이 판결이 사건의 해결이 아닌 것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이미 많은 국내 언론들이 4월 3일의 미국 연방 지방법원 판결 결과를 가지고 그 영향력과 변화에 대해 논평을 내놓았다. 국내의 IT 업계도 나름대로 달라질 상황에 대해 가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거나 대비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MS의 반독점법 판결은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의 IT 업계에서 MS가 차지하는 위치가 절대적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각종 어플리케이션 시장에서도 강력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MS가 기침을 할 경우에, 한국처럼 작은 시장에서는 엄청난 폭풍우가 되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의 IT 업계는 MS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각자의 이해 관계를 계산하게 되고 MS의 상황 변화에 순간 순간 웃고 우는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MS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이 당장 MS의 분할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며, 실제로 분할이라는 결과가 나타날 지도 정확하지 않은 상태이다.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는 아직도 최소한 몇 년의 시간이 흘러야 하고, 판결의 결과도 분할 외에 윈도 경매, 윈도 소스코드 공개, 벌금 부과 및 영업 관행 시정 명령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자신이 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까지 MS의 분할을 막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결코 MS가 분할되도록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발표로 국내 IT 업계에서도 벌써부터 반사이익을 얻는 업체와 피해를 입을 업체들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 있고 적절한 대응책은 없을지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대안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어느 쪽이든 이익을 보는 것과 손해를 보는 것이 함께 공존한다는 주장만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진행되고 있는 여론을 지켜보면서, 이번 MS 분할 소송 사건에 언론이나 IT 업계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IT 업계에서는 기업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는 하겠지만, 언론, 특히 미국 언론의 움직임에 너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MS의 분할로 IT 업계의 판도가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도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제쳐두고 결과와 현상만을 두고 논쟁이 일어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MS가 주장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분할을 가정해 보자. MS가 두 회사로 나뉘어 10년 동안 합병이 금지된다고 해도 당장 IT 업계가 달라질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 아니 시간 단위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 분야에서 몇 년의 시간을 미리 예측하고 변화에 대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빌 게이츠를 비롯해 경영자들은 어느 한 쪽의 주식만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는데, 빌 게이츠가 운영체제인 윈도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임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안다.

세계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고, 그 영향력으로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된 빌 게이츠로서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빌 게이츠가 리눅스 진영까지 휩쓸어버릴 구상을 하고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

우리가 MS 분할 소송을 지켜보면서 가져야 할 태도는 MS의 움직임이 아니라 바로 우리 내부에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벤처 기업은 상당 부분 거품이며 기술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니라 포장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따가운 지적이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반감을 갖는 벤처 기업가들이 있겠지만 비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냉정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정보기술 업체들은 탄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

또한 확실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도 외부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오프라인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와 온라인의 비즈니스 모델만을 가진 회사들, 또는 기술력이 없는 기업들이 뒤엉켜 옥석을 가리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MS의 분할 소송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는 자신들이 뚜렷한 기술력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깊은 강은 소리를 내지 않고 흐르듯이 탄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외부의 영향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개별 단위의 IT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외부의 영향에 의해 흔들리는 약한 뿌리를 가진 기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각자가 기술력을 확고히 해야 하며 엉터리 IT 기업들을 솎아내는 작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술력을 토대로 하는 IT 연합을 통해 MS와 같은 독점 기업이 기침을 할 때를 대비해 우리 나름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공동의 연구개발을 통해 리눅스를 윈도에 대체하는 운영체제로 만들 수도 있고 우리가 개발해 세계 표준으로 키울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운영체제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벤처 정신이 불가능에 도전하는 불굴의 투지를 뜻하는데 동의한다면, 코스닥이나 나스닥의 주식 시세에 목을 매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은 그만두어야 한다. 앞선 상대가 있다고 지레 겁을 먹고 시작조차 못한다는 것은 분명 벤처의 본 모습이 아닐 것이다.

 

 

백건우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제품기획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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