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가가 이미 40달러를 넘어섰고,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고 한다.
이미 70년대에 오일 쇼크를 겪었던 터라 그 충격에 대해서는 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유가 급등의 주요 원인은 당연하게도 미국-부시 행정부-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지 않았다면,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군수산업의 부흥과
석유 독점을 위해 총을 쏴대지만 않았다면, 유가 폭등과 세계 경제 불안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말을 이미 과거를 따지는 것이니 쓸데없는 일이다.
이제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은 미래의 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다.
지금 당장 고유가 때문에 고통받는 것 역시 가난한 민중들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에너지 문제는 현재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미래의 대안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할 때이다.
이미 대체 에너지에 관한 연구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연구 내용이나 실적이 매우 부실하다. 태양열, 바람, 복사열 등을 이용한 자연 에너지를 극대화하여 석유 에너지의 의존도를 꾸준히 줄여야 함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말로는 에너지를 절약해야 하고, 기름을 아껴야 한다고 떠들어대지만, 정작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데 얼마나 많은 투자와 관심을 기울였는지 묻고 싶다.
에너지에 대한 위기의식을 더욱 생생하게 알리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임에도 그런 노력은 조금도 보이지 않고 있다.
식량의 자급자족만큼 중요한 것이 에너지의 자급자족이다. 국가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식량이 무기로 변한 것처럼 에너지 역시 똑같이 무기로 변하고 있다.
에너지 부족 문제와 대책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말이 있다.
원자력 에너지로 대체 에너지를 대신하자는 것이 바로 그 주장이다. 원자력 발전소를 더 짓자고 주장하는 극소수의 인간들은 늘 '현실론'을 내세운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그 수요에 맞추려면 원자력 발전소만이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얼핏 들어보면 타당한 듯 한 원자력 찬성파의 주장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것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재분배하고 필요없는 에너지 사용을 제도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에너지의 소비를 줄이고, 대체 에너지(천연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지, 원자력과 같은 무시무시한 파괴 공장을 더 짓는 것이 옳다는 말인가?
에너지 소비의 가장 주된 요인은 바로 '자본주의적 소비 방식'에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적 소비 방식'이란 무엇인가?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소비'해야만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재생산, 재활용은 이런 소비를 왜곡하기 위한 겉치레 지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적 생산방식을 생각해 보면, 자본주의가 왜 '소비'에 목적을 두고 있는지 알 것이다.
자본주의는 무차별 경쟁과 대량 생산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만들어내고, 필요없는 것들은 폐기처분해버리는 '소비'구조인 것이다.
에너지 역시 무조건 사용하는 만큼 만들어내려고 하기 때문에 필요없는 곳에 쓰이는 에너지가 터무니없이 많게 되는 것이다. 경쟁의 극대화가 아니라면, 소비도 극대화할 필요가 없다.
아주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용산 전자랜드나 대형 백화점, 쇼핑몰을 가보면 텔레비전, 조명등에 모두 불이 들어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왜 모든 텔레비전과 조명등에 불을 켜야 하는가?
밤에는 거리마다 대형 광고판에 화려한 불이 켜져 있다. 이것은 모두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자본주의적 광고'이다. 나를 최대한 알리고, 상대방과 극도의 경쟁을 통해서만 살아남는 구조.
그래서 무제한 소비를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 소비자는 자본가의 폐기되는 에너지와 자본까지 계산해서 지불해야 하는 엄청난 모순 속에서 살고 있다.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하는 에너지라면 지금의 절반도 안 될 것이다. 먹고, 놀고, 소비하는
비생산적인 곳에 사용되는 에너지만 줄여도 에너지 위기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에너지를 줄이는 한편으로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 데는 에너지 관련 공학 전문가들 뿐 아니라 개인(가정)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태양 에너지나 풍력 발전과 같은 경우 개인들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여분의 전력을 국가에 판매해서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
에너지를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코 대체 에너지 개발이란 원천에서 막히게 되어 있다.
에너지 위기는 곧 기회이고, 정부가 힘써 대응한다면 의외로 빠르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다만, 그 근본에서 몇몇 정유사와 독점 체제의 에너지 정책이 걸림돌이 되고 있고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수인 국민(민중)들이 피해를 입는 구조를 정권이 바꿀지 의문이다.
그것은 바로 '자본가의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