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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 똥’
용한 똥이네 집 차임벨이 경쾌하게 울렸습니다.

“누구데요?”
또랑또랑한 똥이의 질문이 앞장서고, 쿵쾅거리는 발소리가 뒤에 이어집니다.
똥이의 손님맞이는 언제나 할머니를 앞서며, 튕기는(?) 반가움(^.^) 그 자체입니다.

앞집 건이 형아네 엄마입니다. 문이 잠겨 집에 들어갈 수가 없답니다.
앞집 건이 형아네는 가끔 이런 사건을 겪습니다.

밖에서는 열 수 없는 완전잠금(-.-)장치를 누르고 건이 형 동생인 철이 형은 잠이 들어버립니다.
‘잠깐 있어라’ 하고 열쇠를 안 가지고 나간 엄마의 부탁을 잊고 친구와 놀러 나가서는 한참만에 돌아오기도 합니다.

“아준마, 들어와 커피 마셔바요.”
집에 못 들어가고 남의 집 초인종을 누른 건이형 엄마를 향한 똥이의 환영사랍니다.

매일매일 다녀가시는 야쿠르트 아줌마.
가끔씩 집에 들어와서는 할머니와 말벗도 되어 주시고, 잠깐 잠깐씩 집안 일도 도와주시고, 밥도 같이 먹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야쿠르트 아줌마를 맞이하는 똥이의 환영사는 또 다릅니다.
“아준마, 어서 들어와, 방뜨시니 여기 안자바요.”

할머니가 하시는 것을 보고 배운 것이겠지요!

-^.^-......

똥이 할머니는 똥이가 크면 집안에 남아나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 하십니다.
할머니만큼이나 주는 것을 좋아해서 남 다 퍼다줄 것이랍니다.

‘남에게 나눠줄 정도의 형편으로 늘 살 수 있다면 좋겠지요!’
똥이엄마는 속으로만 생각했습니다.

^.-....

똥이네 가전제품은 10여 년 가까이를 사용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똥이 아빠가 결혼 전에 장만한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이제 이 녀석들이 속을 썩이기 시작했습니다.

비디오 플레이어가 망가져 용산을 다녀온 것이 벌써 몇 년 전이구요,
냉장고 문이 고장나 A/S를 받은 것도 몇 번이나 됩니다.
그런데 이제는 냉장고 문이 수리로는 안되고, 완전히 교체를 해야 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어제 오후, 마침내 우리집 냉장고 문짝을 새 것으로 바꾸는 거금을 들인 대대적인(?) 수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니 할머니는 너무 많이 나온 수리 비용에 놀라고 계셨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새 것처럼 바뀌어 있는 냉장고를 신통해 하며 문을 열어보고, 둘러보고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똥이의 강력한 제지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안돼, 냉장고 문 고잔나, 만지면 안돼!”
녀석은 막무가네로 냉장고 문에 손대는 것을 막았습니다.

‘엄마, 아빠 모두 와서 너무 좋다’며 감탄사를 연발하면서도 한사코 냉장고 문에 손대는 것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고치는 것’이란 사실을 똥이 녀석은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
우리집 최고의 살림꾼 똥이입니다.

-.-

할머니와 똥이만 있을 때 와서 수리를 해 주고 간 A/S 요원은 똥이아빠나 엄마가 돌아오면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했답니다.
똥이아빠는 “저녁 먹고 하지 뭐!”라며 무심합니다.

“바로 전화해 달라고 하던데”라는 할머니의 다짐에도 별 신경을 안 씁니다.
저녁 식사 후 잊고 있는 똥이아빠에게 똥이엄마가 다시 깨우쳐줍니다.
“소비자 반응도가 그 사람들 평가지표로 활용되니 어서 전화해 주어요.”라고......

직업상 알게 된 사실로 똥이엄마는 A/S 시스템에 대해 회사 관계자로부터 직접 설명을 들은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대부분 자기 회사의 ‘고객 지원 시스템’을 자랑하려는 이야기였지만,
A/S 요원으로 근무하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거꾸로 생각해 보면 참으로 난감한 ‘확인 시스템이라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불친절했던 그동안의 서비스가 진일보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지만,
회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을 월급 몇 푼 받는 노동자에게 떠넘겼다고 여겨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서로서로 감시하고, 감시 당하도록 짜여진 ‘고객만족 시스템’을 많이 보게 됩니다.
아직 우리의 직업에 대한 프로의식이 덜 성숙한 때문일까요?
왠지 시스템에 꽁꽁 묶인 허약한 인간의 모습이 가여워집니다.

쉬 불평하고, 책임은 곧잘 잊는 우리 자신의 행태 때문에 만들어진 구조라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

똥이와 살림 배우기 25개월 23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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